호르무즈 봉쇄에 국제유가 한 달 만에 최고치…한국 축산물, '사료-환율-물가' 복합 인플레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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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에 국제유가 한 달 만에 최고치…한국 축산물, '사료-환율-물가' 복합 인플레로 번진다

2026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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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순, 중동에서 불어온 불길이 한국의 식탁과 축사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페르시아만의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7월 13일 9%대 급등했고, 브렌트유는 14일 한 달 만 최고치인 84달러를 기록한 뒤 최근 차익실현으로 80달러대 중반으로 숨고르기 중이다(이투데이·ebn·연합뉴스 등 보도 종합).

왜 축산물 가격 문제인가

유가 상승은 흔히 주유소와 공공요금 이야기로 읽힌다. 하지만 축산업 종사자에게 이번 유가 급등은 훨씬 더 직접적이다.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대두 등 사료곡물은 해상 운송을 통해 수입되고, 그 운임은 유가와 정비례한다. 유가가 오르면 사료곡물의 국제 시세뿐 아니라 한국까지 실어 나르는 물류비까지 함께 오른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수입 사료원료의 원가는 복합적으로 상승한다. 업계는 이를 '유가-환율-곡물가' 삼중고로 부른다.

이 메커니즘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농협사료는 지난 6월, 전 축종 사료값을 kg당 39원(7.9%)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당시에도 축산단체가 "농가 생존권 위협"이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으나 인상은 관철됐다. 그 인상의 바닥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호르무즈 사태가 터진 셈이다.

환율 고공행진, 수입 원가 부담 키운다

환율도 식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7월 중순 1,490원대까지 올랐다가 일시 하락해 7월 17일 기준 1,470~1,48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 1,500원 돌파 때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역대급 고환율 구간이다. 사료원료와 수입육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한국 축산업 구조에서 고환율은 곧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유가 급등과 환율 고공행진이 맞물리면, 수입 사료원료는 물론 수입육의 도매 원가까지 동시에 밀려 오른다. 이는 농가의 사료비 부담과 소비자가 마주하는 축산물 소매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다.

축산농가 '사중고'…2차 사료 인상 압력 관측

축산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료값 상승에 고금리·아프리카독열(ASF) 등 방역 부담·유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이를 '사중고'로 진단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2차 사료값 인상이다. 유가·곡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농협사료의 6월 인상에 이은 추가 인상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료비는 한우·돼지·계란 등 거의 모든 축종의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료값이 한 번 더 오르면 축산물 도매가와 소매가로 잇따라 전가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 식탁은 이미 '삼겹살 2만원 시대'

생산 현장의 비용 상승은 이미 소비자 가격으로 번져 있다. 서울 외식 물가는 '1만원 시대'에 고착됐고, 삼겹살 한 접시는 2만원을 돌파했다. 계란·닭고기 등 주요 축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유가 충격이 사료-물류-유통 비용을 타고 흐르면 이 같은 소비자 물가 상승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전망: 복합 인플레, 진행형

호르무즈 사태는 진행형이다. 당장 국제유가가 일부 조정되더라도, 봉쇄 장기화 리스크가 남아 있는 한 사료곡물 수급과 운임에 대한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한국 축산업은 단순한 유가 버티기가 아닌 '사료-환율-물가'가 한꺼번에 얽힌 복합 인플레에 대응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수입 사료원료의 가격 안정 대책과 축산농가 경영 안정 지원, 그리고 수입란 등 대체 단백질 공급망 관리가 동시에 점검되어야 할 시점이다. 유가 뉴스 한 줄이 한국 축산 현장과 식탁에 미치는 파급력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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