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는 고기에 항생제가 남아 있을까 — 잔류를 막는 세 겹 장치, 그리고 7월 30일에 바뀐 네 번째 축
지난 7월 3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동물용의약품 GMP를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이다. GMP는 약을 안전하고 일정한 품질로 만들기 위해 제조시설·제조공정·품질을 관리하는 기준을 말한다. 이번 개정으로 제조공정과 시설·장비 검증 기준이 강화되고, 지금까지 일반 의약품과 백신 2개 분야로만 나누던 구분이 원료용을 포함한 6개 분야로 세분화된다. 3년마다 제조시설을 다시 심사하는 갱신 제도도 새로 들어갔다.
농식품부가 밝힌 목적은 분명하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조·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해 신뢰도를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이라는 것이다. 이번 개정을 다룬 보도도 대부분 수출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건 '약을 만드는' 규칙이다
정육점 진열대 앞에서 손님이 묻는 질문은 좀 다르다. "그래서 이 고기에 항생제가 남아 있나요?"
여기서 한 번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7월 30일 개정이 다루는 것은 약이 허가받은 대로 제대로 만들어졌는가다. 그 약을 소나 돼지에 쓴 뒤 고기에 남지 않게 하는 장치는 그와 별개로, 이미 여러 겹 깔려 있다. 손님 질문에 답해야 하는 쪽은 이 세 겹이다.
첫 번째 겹 — 휴약기간
농장에서 가축에 약을 쓰면 정해진 기간이 지난 뒤에야 출하할 수 있다. 이 기간이 휴약기간이다.
휴약기간은 임의로 정해지지 않는다. 잔류허용기준(MRL)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설정하고, 동물용의약품 허가를 담당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그 기준을 근거로 품목별 휴약기간을 정한다. 정할 때는 허가된 용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임상적용 최대기간·최대횟수를 투여한 경우, 나아가 허가 용량의 2배 이상을 투약한 경우까지 적용해 약이 가식부위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지를 확인한다. 농장에서 실제로 생길 수 있는 변수를 감안해 여유를 둔 값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동물용의약품 가운데는 수의사 처방이 있어야 쓸 수 있도록 따로 지정된 것들이 있다.
두 번째 겹 — MRL, 그리고 2024년부터 달라진 PLS
MRL은 물질별로 "이 정도까지 남는 것은 허용한다"고 정해둔 상한이다. 오랫동안 빈틈은 기준이 아예 설정되지 않은 물질이었다.
2024년 1월 1일부터 축·수산물에도 PLS(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낸 보도자료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제도) 2024년 1월 1일 본격 시행」(2023년 12월 28일)에 담긴 내용이다. 핵심은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물질에 0.01 mg/kg 이하라는 일률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소·돼지·닭·우유·달걀과 수산물이 우선 대상이다.
이 한 줄이 현장에서 뜻하는 바는 이렇다. 기준이 없는 물질은 예전에는 판단 근거 자체가 애매했지만, 이제는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 곧 0.01 mg/kg이라는 기준이 된다. 기준이 없는 약은 사실상 쓸 수 없게 된 것에 가깝다. 세 겹 중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크게 움직인 층이 여기다.
세 번째 겹 — 도축장에서 실제로 검사한다
기준을 정해두는 것과 실제로 걸러내는 것은 다른 일이다. 도축 단계에서는 잔류물질 검사가 이뤄진다. 근거 규정은 「식육 중 잔류물질 검사에 관한 규정」(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21-48호, 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1-59호, 2021년 7월 6일 시행)이다.
검사 항목은 적지 않다. 전라남도 동물위생시험소가 안내하는 기준으로 식육은 143종(항생물질 41종, 합성항균제 59종, 농약 34종, 호르몬 3종, 기타약물 6종), 식용란은 51종(항생물질 24종, 합성항균제 27종)이다.
그림: 식육 143종의 분야별 내역. 출처: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 Butchers.kr
그림: 잔류물질 검사 항목 수(식육 vs 식용란). 출처: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 Butchers.kr
검사는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모니터링 검사는 간이 정성검사 단계로, 잔류 여부를 걸러내는 그물 역할을 한다. 여기서 기준을 넘으면 해당 농가에 잔류방지 개선대책을 지도하고, 잔류위반농가로 지정해 그 농가가 출하하는 가축을 규제검사 대상으로 돌린다. 과태료도 부과된다.
규제검사는 신장과 근육을 각각 검사하는 정밀 단계다. 여기서 기준을 넘긴 고기는 폐기된다. 개선대책 지도와 함께 6개월간 규제검사가 연장된다. 한 번 걸린 농가가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만든 구조다.
그림: 모니터링 검사에서 폐기까지의 절차. 출처: 「식육 중 잔류물질 검사에 관한 규정」, Butchers.kr
무항생제 인증과는 무엇이 다른가
손님에게 가장 자주 설명하게 되는 지점이 여기다. "무항생제 인증이 붙은 고기가 아니면 항생제가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그렇지 않다. 무항생제 인증은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를 어떻게 쓸지에 관한 선택적 인증 제도이고, 위에 정리한 휴약기간·MRL과 PLS·도축장 잔류물질 검사는 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고기에 적용되는 기본선이다. 인증은 기본선 위에 얹는 표시이지, 인증이 없다고 해서 잔류 관리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인증 라벨별 차이가 궁금하다면 무항생제·동물복지·유기축산 인증 비교 글을, 도축 단계에서 잔류검사와 함께 어떤 위생검사가 이뤄지는지는 도축장 위생검사 가이드 글을 함께 보면 그림이 맞춰진다.
다시 7월 30일로
그렇다면 이번 개정은 어디에 놓이는가. 세 겹이 전제로 삼고 있는 것, 즉 약 자체의 제조 품질을 국제 수준으로 올리는 네 번째 축이다.
일정은 이렇다. 6개 분야 세분화와 3년 주기 갱신 제도는 2027년부터 적용된다. 강화된 GMP 기준은 제형군별로 나눠 2030년부터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1제형군은 주사제·주입제, 2제형군은 외용액제·내용액제, 3제형군은 생물학적 제제·원료용 의약품이다. 배경을 좀 더 보자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24년 6월 착수한 GMP 선진화 용역(PIC/S 가입 추진)이 있는데, 이는 이번 7월 30일 공포와는 별개 건이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다. 이번 발표에서 농식품부가 말한 것은 품질과 수출 경쟁력이지, 고기에 남는 잔류물질이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발표문 어디에도 잔류나 축산물 안전에 관한 언급은 없다. 두 축은 서로 다른 층에서 움직인다.
그러니 손님이 "여기 고기, 항생제 괜찮아요?"라고 물으면 답은 7월 30일 개정이 아니다. 약을 쓴 뒤 지켜야 하는 휴약기간, 기준이 없으면 0.01 mg/kg을 적용하는 PLS, 그리고 도축장에서 신장과 근육까지 들여다보는 잔류물질 검사 — 이 세 겹이다.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 개정·공포 (2026년 7월 30일)
- 뉴스핌 2026-07-30 / 아주경제 2026-07-30 / 한국농어민신문 2026-07-31
- 관계부처 합동,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제도) 2024년 1월 1일 본격 시행」, 2023년 12월 28일
- 「식육 중 잔류물질 검사에 관한 규정」 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21-48호·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21-59호 (2021년 7월 6일 시행)
- 검사 항목 수 내역: 전라남도동물위생시험소 '식육 중 잔류물질 검사'
- MRL 설정 주체와 휴약기간 설정 방식: 데일리벳 「항생제의 잔류허용기준과 휴약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