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로 나란한 두 묶음의 세로 막대 그래프. 하한 묶음에서는 개편안 25% 막대가 현행 22% 막대보다 높고, 상한 묶음에서는 개편안 40% 막대가 현행 42% 막대보다 낮다. 허용 범위가 아래·위 양쪽에서 조여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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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비계 삼겹살을 '돈차돌'로 나눈다는 계획 — 1+등급 지방 25~40% 개편, 반년째 어디까지 왔나

2026년 8월 3일업데이트 2026년 9월 12일
#삼겹살#돼지고기 등급#과지방#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돈차돌#축산물 등급판정

정육점 진열대에서 '1+ 등급' 삼겹살을 샀는데 집에서 포장을 뜯어보니 비계가 절반인 덩어리였던 경험은, 돼지고기를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는 일이다. 2023년 3월 '삼겹살 데이' 할인 행사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이 1등급 표시로 판매된 사실이 JTBC 보도로 드러나 논란이 됐고, 그 뒤로도 비슷한 불만은 이어졌다. 정부는 2026년 1월, 이 문제를 건드리는 카드를 꺼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은 1+ 등급 삼겹살의 지방 비율 허용 범위를 좁히고, 삼겹살을 지방 함량에 따라 앞삼겹·돈차돌·뒷삼겹으로 나눠 유통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표 다음 날인 1월 14일,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올해 안에는 아마 기자님도 보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8월 3일 현재 이 개편은 확정되지 않았다. 반년이 흘렀지만 개정 고시는 나오지 않았고, 업계와 전문가의 반대가 거세다. 이 글은 이 개편안이 돼지 등급판정 체계의 어디를 건드리는지, 확정되면 정육점 진열대와 소비자 선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왜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지를 정리한다. 시행 안내가 아니라 예고를 읽는 글이다.

지금 삼겹살 등급은 어떻게 매겨지나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오해가 있다. "돼지 등급은 도체 단위로 매겨지는데, 삼겹살 지방비율은 부위 기준 아닌가?"라는 의문이다. 우리 사이트의 돼지고기 등급과 품질 기준 완전 가이드에서는 돼지 등급이 도체, 즉 한 마리 분량의 덩어리 단위로 매겨진다고 설명했다. 두 설명이 충돌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충돌이 아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돼지 도체 등급판정은 두 단계로 돌아간다. 1차 판정에서 성별·도체중량·등지방두께로 '규격등급'을 가리고, 2차 판정에서 외관과 육질, 결함을 종합해 '육질등급'을 매긴 뒤 이를 합쳐 1+·1·2·등외의 최종 등급을 정한다. 이 2차 판정의 외관 항목에는 비육상태·⁠삼겹살상태⁠·지방부착상태가 들어 있다. 돼지 등급은 도체 단위로 매겨지되, 그 도체의 삼겹살 단면 상태가 육질 판정의 한 항목으로 이미 들어 있다.

'1+ 등급 삼겹살 지방비율 22~42%'는 언론이 요약한 수치가 아니라 고시에 그대로 적혀 있는 숫자다.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별표8 '돼지도체 외관, 육질 2차 등급판정 기준'(제10조제1항 관련)의 삼겹살상태 항목을 보면, 1+등급은 "겉지방을 3㎜ 이내로 남긴 삼겹살이 10.2㎏ 이상이면서 삼겹살 내 지방비율 22% 이상~42% 미만인 것"이다. 1등급은 삼겹살 9.6㎏ 이상이면서 20% 이상~45% 미만(1+등급 범위 제외), 2등급은 9.6㎏ 미만이거나 20% 미만 또는 45% 이상이다. 지방비율은 삼겹살 무게 조건과 한 묶음이지, 홀로 등급을 가르는 잣대가 아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단서가 하나 있다. 이 백분율은 기계등급판정에만 붙어 있다.⁠ 같은 별표8에서 인력등급판정의 삼겹살상태는 "삼겹살두께와 복부지방의 부착이 매우 좋은 것 / 적당한 것 / 적당하지 않은 것"이라는 정성적 서술로만 나뉜다. 사람이 눈으로 판정할 때는 애초에 지방 비율을 %로 재지 않는다는 뜻이다. 뒤에서 다룰 '측정 장비가 몇 대냐'는 논쟁이 왜 이 개편의 급소인지가 여기서 갈린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도체 등급판정 체계를 부위별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도체 단위 판정 안에 이미 존재하는 삼겹살 항목의 허용 범위를 좁히는 작업이다. 돼지 등급이 도체 단위라는 기존 설명과 모순되지 않는다. 근거 규정은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제10조와 별표8이며, 현행 고시는 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26-7호(2026년 1월 15일 시행)다.

정부가 바꾸겠다고 꺼낸 두 가지

정부가 1월 13일 발표한 방안에서 삼겹살과 직접 관련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방비율 범위 조정이고, 다른 하나는 부위 명칭 세분화다. 둘은 서로 다른 규정을 통해 들어온다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첫째, 1+ 등급 삼겹살의 지방비율 허용 범위를 현행 22~42%에서 25~40%로 좁힌다. 이것은 앞서 본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별표8의 개정으로 이뤄진다. 경향신문은 2026년 1월 14일자에서 "1+ 등급 삼겹살 내 지방 비율 범위는 기존 22~42%에서 25~40%로 변경된다"고 보도했고, 축산신문도 7월 27일자에서 "현재 22~42%인 1+등급의 삼겹살 내 지방비율"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범위의 폭은 20%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고, 하한은 22%에서 25%로, 상한은 42%에서 40%로 올라간다.

조정 폭을 크게 잡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1월 14일 브리핑에서 전익성 축산유통팀장은 "지방 함량 비율을 너무 급격하게 줄이면 상품성도 떨어지고 농가소득도 떨어질 것"이라며 "한 5% 정도 내외로 줄이더라도 농가가 사육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을 확 끊어내겠다는 게 아니라, 5%포인트 내외의 신호로 사육 방향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둘째, 삼겹살을 지방 함량에 따라 앞삼겹(적정지방)·돈차돌(과지방)·뒷삼겹(저지방)으로 나눠 유통한다. 주의할 점은 이 명칭 세분화가 등급판정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익성 팀장은 같은 브리핑에서 이 규정이 "식약처의 소·돼지 식육의 표시기준이라는 고시"에 해당하며 "식약처와 협의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진열대에 붙는 부위 이름은 농식품부 고시가 아니라 식약처 표시기준 개정으로 바뀐다. 두 규정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것이지, 하나의 고시 안에 함께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항목현행개편안(2026년 1월 발표)8월 3일 현재 확정 여부
근거 규정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별표8(고시 제2026-7호)같은 별표8 개정이 필요개정안 미공개
1+등급 삼겹살 지방비율22% 이상~42% 미만(기계판정, 삼겹살 10.2㎏ 이상 조건 병기)25~40%미확정
인력등급판정의 삼겹살상태정성 기준(두께·복부지방 부착 정도)언급 없음—
범위의 폭20%포인트15%포인트—
삼겹살 부위 명칭'삼겹살' 단일 명칭앞삼겹·돈차돌·뒷삼겹미확정(식약처 식육 표시기준)

'돈차돌'이란 무엇인가

'돈차돌'은 낯선 이름이지만 소고기의 차돌박이와 같은 맥락이다. 삼겹살 한 부위 안에서도 척추 위치에 따라 지방 함량이 다르다는 건 정부도 2023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농식품부가 그해 3월 20일 낸 설명자료에는 "동일한 개체에서 생산된 삼겹살도 척추 위치별(30~34개 슬라이스)로 지방 함량의 차이가 커... 흉추 10~12번 등은 지방 함량이 많고, 요추 4~5번 등은 적다"는 대목이 있다. 2026년 브리핑에서 전익성 팀장은 "흉추 5번부터 요추 6번까지가 삼겹살... 흉추 13번 전후해서 떡지방이라는 게 나온다"고 짚었다. 이 떡지방 중심 부위를 '돈차돌'이라는 이름으로 분리해 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의도는 돈차돌을 '하자'가 아니라 '별도의 상품'으로 위치짓는 것이다. 전익성 팀장은 "소고기를 먹을 때 차돌박이를 놓고 기름이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떡지방이 나오는 특정 부분을 돈차돌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해서 새로운 시장이 된다면, 소비자들이 떡지방이다 아니다 따질 필요 없이 쓸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 족발도 앞 족발은 비싸고 뒤 족발은 싼 경우가 있듯이 그렇게 될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더 싸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량 기준은 아직 없다. 앞삼겹·돈차돌·뒷삼겹 각각이 지방 함량 몇 %에서 몇 %까지인지 공개된 숫자는 없다. 명칭과 성격(적정·과지방·저지방)만 있고 구간 수치는 없으며, 8월 3일 다시 확인해도 마찬가지다. 표시기준 고시가 확정되는 시점에 구간이 정해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 시점에서 특정 %를 단정할 근거는 없다.

네 개의 상자가 화살표로 이어진 도해. 현행 '삼겹살' 단일 명칭에서 시작해 개편안의 앞삼겹(적정지방)·돈차돌(과지방)·뒷삼겹(저지방) 세 부위 명칭으로 나뉘는 구성을 담고 있다.

그림: 부위 명칭 세분화 구성(개편안, 미확정) — 정량 기준(지방 함량 구간)은 공개된 숫자가 없다. 출처: 농식품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발표(2026-01-13), Butchers.kr

명칭성격진열대에서 예상되는 위치공개된 정량 기준
앞삼겹적정지방구이용 상품의 중심미공개
돈차돌과지방별도 용도(찌개·볶음 등), 가격이 낮을 가능성미공개
뒷삼겹저지방저지방을 선호하는 수요미공개

반년이 지났는데 왜 확정이 안 되나

연내 시행을 목표로 발표했지만, 7월 27일 축산신문의 포커스 기사 시점에도 개편은 미확정이었다. 기사는 "정부와 축평원도 최근 이해산업계와 잇따라 접촉을 갖고 합의안 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8월 3일 현재까지도 개정 고시는 나오지 않았다. 대한한돈협회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의 반대 이유는 크게 세 갈래로 모인다.

첫째, '과지방'의 기준 자체를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축산신문이 인용한 A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기호도에 따라 삼겹살 지방두께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보니 과지방의 정의나 정량적 기준 제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사에서 B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시장 선호도 분석 결과 지방비율 36%가 가장 높았다"며 "정부 조정안의 '센터' 규격은 32~33%로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 오히려 저지방 삼겹살 논란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32~33%는 정부 확정치가 아니라 업계 관계자의 해석임을 분명히 둬야 한다. 22~42%·25~40%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정부 발표 값이 아니다.

둘째, 측정의 현실성이다. 지방비율을 재는 장비 VCS 2000은 2025년 말 기준 전국에 13대뿐이고, 2026년 2대가 더 보급돼도 15대다. 전국의 돼지 도축장은 70개가 넘는다.

가로 막대 그래프 세 개. 돼지 도축장 70개 막대가 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VCS 2000 장비는 2025년 말 13대·2026년 보급 후에도 15대 막대로 그 5분의 1 수준에 머문다. 장비가 모든 도축장에 배치되기엔 크게 부족하다.

그림: 지방비율 측정 장비(VCS 2000) 보급 대수 vs 돼지 도축장 수. 출처: 축산신문(2026-07-27) 인용 현황, Butchers.kr 앞서 본 것처럼 지방비율 %는 별표8에서 기계등급판정 칸에만 적혀 있고, 인력등급판정 칸은 "삼겹살두께와 복부지방의 부착이 적당한 것" 같은 정성 기준이다. 25~40%라는 새 범위가 장비 없는 도축장에도 적용되려면 인력판정 칸을 어떻게 쓸지가 함께 정해져야 하는데, 그 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장비가 없는 도축장은 '인력 측정'으로 대체하되 교육으로 정확도를 높인다는 것이 정부 계획인데, 축산신문이 인용한 도축업계 관계자는 "등급판정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도체 1두당 8~10초가 전부"라며 "기존의 항목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1~2%포인트 차이로 등급과 돼지값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측정 결과를 둘러싼 불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셋째, 사육 유도 효과에 대한 회의다. 축산신문이 인용한 양돈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종돈, 사양관리, 사료 등 농장마다 사육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적정 지방비율 기준을 만족하는 돼지 생산을 유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정부가 원하는 효과 없이 1+등급 출현율 하락과 농가 수익 감소라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역시 지방비율 범위가 5%포인트 조정될 경우 6%포인트의 등급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고 같은 기사는 전한다.

가로 막대 그래프 두 개가 비슷한 길이다. 예상 등급 하락 폭 6%포인트 막대가 범위 조정 폭 5%포인트 막대보다 근소하게 길다. 작은 조정이 더 큰 등급 변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림: 범위 조정 폭(5%포인트)과 축평원 예상 등급 하락 폭(6%포인트) — 범위 폭 축소 20→15%포인트가 곧 '5%포인트 조정'. 출처: 축산신문(2026-07-27) 인용 축산물품질평가원 전망, Butchers.kr

3년 전에는 "부위별 판정은 어렵다"고 했다

이 개편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건 3년 전 정부의 입장이다. 2023년 3월, 비곗덩어리 삼겹살 논란 당시 농식품부는 "가공 후 삼겹살 등 부위별로 품질을 판정하는 것은 과도한 인력·비용·시간이 소요되고, 같은 부위 내에서도 품질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기술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2023년의 답은 가공 후 부위별 등급 판정이 아니라 '지방 함량 표시 권고 기준(고지방·중지방·저지방)'을 마련해 업계가 자율적으로 표시하도록 유도하는 쪽이었다. 세종시 싱싱장터가 '풍미삼겹·꽃삼겹·웰빙삼겹'으로 스스로 부위를 나눠 표시한 사례를 정부가 긍정적으로 언급할 정도였다.

2026년 방안은 이 '권고'를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도, '부위별 판정은 어렵다'고 했던 그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리지 않는다. 가공 후 부위마다 등급을 따로 매기는 대신, (1) 도체 등급판정 안의 삼겹살 지방비율 범위를 좁히고 (2) 식약처 표시기준으로 부위 명칭을 세분화하는 두 개의 간접적 수단을 쓴다. 부위별로 별도의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므로 2023년에 정부 스스로가 지적했던 인력·비용·시간 문제를 정면으로 부담하지는 않는다. 다만 "측정 장비도 부족하고 기존 항목도 제대로 못 잰다"는 2026년의 현장 비판은, 3년 전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됐던 같은 근원의 문제가 여전히 걸려 있음을 보여준다.

정육점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육점이 당장 바꿔야 할 것은 없다. 다만 방향이 정해지면 대응이 필요한 영역은 짚어볼 수 있다.

먼저 발주와 등급 확인이다. 지방비율 범위가 좁아지면 같은 '1+ 등급'이라도 삼겹살의 지방 정도가 지금보다 좁은 구간으로 모인다. 축평원이 5%포인트 조정에 6%포인트의 등급 하락을 예상하는 만큼, 거래하는 도축장이나 가공업체의 1+ 등급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발주 단계에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삼겹살을 어떻게 정형하느냐에 따라 과지방 부위를 걷어내는 작업은 이미 정육 실무의 일부지만, 도체 단계의 지방 비율이 바뀌면 들어오는 원물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다음은 표시와 진열이다. 앞삼겹·돈차돌·뒷삼겹 명칭이 표시기준에 들어오면 진열대 라벨과 안내문을 그 명칭에 맞춰야 한다. 돈차돌을 '비계 많은 삼겹살'로 부정적으로 설명할 것인지, 차돌박이처럼 별도의 용도로 위치를 잡을 것인지는 매장의 선택이다. 정부가 돼지의 '규격등급'이 소비자에게 '품질등급'으로 오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등급 표시를 맛의 보증처럼 안내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매 단계의 돼지고기 등급 표시는 현재 의무가 아니라 자율이지만, 표시하려면 실제 판정받은 등급만 적어야 한다.

고객 응대도 바뀐다. "돈차돌이 무슨 부위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비계 비중이 높은 삼겹살의 한 부분인데, 불고기나 찌개용으로 쓰면 좋고 구이용 앞삼겹보다 가격이 낮을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이 필요하다. 삼겹살 상품화 전략에서 논의한 것처럼 부위가 세분화되면, 그에 맞춘 용도 제안과 가격 설정이 매출을 가른다.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보게 되는 것

소비자 쪽에서 보면 가장 큰 변화는 '삼겹살'이라는 한 덩어리 이름이 셋으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돈차돌이라는 낯선 이름 앞에서 비계가 많은 삼겹살을 더 싼 값에 고를 수 있게 된다면, '1+ 등급' 표시를 믿고 샀다가 비계를 만나던 불만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것은 개편이 확정·시행돼야 누릴 수 있는 효과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돼지 1+ 등급은 소고기 1++처럼 '맛의 등급'이라기보다 도체 단위의 유통·정산 기준에 가깝다. 2023년 정부 설명자료도 돼지고기 등급은 "농가와 가공업체 간 단가 결정, 도매 거래 기준가격 등 정산 기준으로 주로 활용"되며 마트나 정육점에서는 "거의 등급을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다고 적고 있다. 같은 1+ 등급이라도 삼겹살 슬라이스 위치에 따라 지방 함량이 다르고, 가공 처리에 따라 최종 제품의 품질이 달라진다. 등급 숫자만 보고 품질을 단정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돼지고기 등급의 판정 항목과 구조가 궁금하다면 돼지고기 등급과 품질 기준 완전 가이드를 함께 보면 좋다.

확정되면 어떻게 확인하나

8월 3일 현재 이 개편은 확정 고시는 물론이고 행정예고에도 이르지 않았다.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 하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8일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일부개정안을 실제로 행정예고했다(공고 제2026-394호, 의견제출 기한 7월 28일). 제목만 보면 이번 개편의 예고처럼 읽히지만 내용이 다르다. 주요 내용은 계란 중량규격 명칭 변경(왕란·특란·대란·중란·소란 → 2XL·XL·L·M·S), 소도체 배최장근단면적 측정에 기계장비를 허용하는 제4조 개정, 돼지도체 등급판정방법에서 온도체 한정 조문을 삭제하는 제8조 개정, 살균액란 표시 조건 추가다. 삼겹살 지방비율은 이 개정안에 들어 있지 않다. 지방비율을 25~40%로 좁히려면 별표8이 개정돼야 하는데, 그 개정안은 8월 3일 현재 예고된 적이 없다.

부위 명칭 세분화는 식약처의 소·돼지 식육 표시기준 고시 개정으로 이뤄지는데, 이쪽은 1월 브리핑에서 전익성 축산유통팀장이 "식약처와 협의해 금년 안에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까지다. 양쪽 모두 8월 3일 현재 개정안조차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확인은 두 곳에서 하면 된다. 지방비율 기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최신 개정일자와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예고 게시판에서, 부위 명칭은 식약처의 식육 표시기준 고시에서 본다. 안용덕 국장이 "올해 안에"라고 말한 만큼 남은 5개월이 고비지만, 업계 반대와 측정 현실성 문제가 얽혀 있어 시기는 유예될 수 있다. 그 사이 확정 고시가 나온다면 이 글의 '미확정'은 그 고시로 덮어 읽어야 한다.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발표, 2026-01-13 (정책브리핑 보도자료)
  •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 브리핑(전익성 축산유통팀장 보충 설명 포함), 2026-01-14 (정책브리핑)
  • 경향신문, "지방 양 따라 삼겹살 '3종'…계란 중량은 알파벳 표기", 2026-01-14
  • 축산신문, "포커스>> 정부, 1+등급 지방비율 축소 추진…전문가들 시각은", 2026-07-27
  • 농림축산식품부 설명자료, "돼지고기 품질 관리 및 소비자 정보 제공 강화", 2023-03-20
  •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종별 등급제 안내(돼지고기 등급판정 기준)
  •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제10조(돼지도체 2차 등급판정 기준)·별표8, 농림축산식품부고시 제2026-7호, 2026. 1. 15. 시행
  • 농림축산식품부,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일부개정안 행정예고(공고 제2026-394호, 2026-07-08) 및 첨부 개정안·신구조문 대비표 — 삼겹살 지방비율은 포함되지 않음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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