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가스 원료에서 스테이크로: 한돈 등심 상품화의 현실
3문장 요약
식약처 고시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에는 '등심안심'이라는 부위가 없다. 등심(소분할 등심살·알등심살·등심덧살)과 안심(소분할 안심살)은 서로 다른 대분할이며, 안심은 등심의 중심부가 아니라 등뼈 아래 허리 안쪽에 붙은 별개의 부위다.
농촌진흥청 2020년 기준 도체수율에서 출하 무게 116kg 돼지 한 마리는 살코기 62.47kg을 내고, 이 가운데 등심은 8.29kg, 안심은 1.31kg이다. 부위별 물량이 정해져 있어 등심 상품화는 이 표 안에서 움직인다.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숙성의 효소는 칼페인과 카텝신이고, 농촌진흥청은 일반적인 냉장 숙성 기준으로 돼지고기 4℃에서 1~2일을 적는다. 돼지 등심으로 10일 넘게 숙성을 이어가 장기·건식 상품화를 검토한 연구도 있으나 조건과 결과는 연구마다 다르다. 돼지 도체 등급은 1+·1·2·등외 넷으로 도체 단위로 판정한다.
'등심안심'은 고시에 없는 이름이다

한돈 등심 부위 사진. 출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정보(고기 부위별 특성), 공공누리(출처표시)
돈가스의 튀김 옷을 입는 원료이자, 두툼하게 잘라 굽는 스테이크의 원료. 등심만큼 용도의 폭이 넓은 부위도 드물다. 그런데 등심 상품을 이야기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할 이름이 하나 있다. 유통 자료와 판매 문구에서 '등심안심'을 등심 안쪽 가장 부드러운 중심부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제2019-113호, 2019년 11월 27일 개정, 2019년 12월 1일 시행) 어디에도 그런 부위는 없다.
등심과 안심은 같은 부위의 안과 밖이 아니라 서로 다른 대분할이다. 고시 별표 1의 돼지고기 분할표는 대분할 7개 부위와 소분할 25개 부위로 나뉘는데, 등심 대분할의 소분할은 등심살·알등심살·등심덧살 셋이고, 안심 대분할의 소분할은 안심살 하나뿐이다. 대분할 전체 명칭과 분할 체계는 정육 입문 대분할 부위 가이드에서 정리한다.
| 대분할 | 소분할 |
|---|---|
| 등심 | 등심살, 알등심살, 등심덧살 |
| 안심 | 안심살 |
위치로 보면 두 부위는 등뼈를 사이에 두고 갈라진다. 등심살은 흉추와 요추, 즉 등뼈를 따라 등 위쪽 좌우로 길게 붙은 배최장근(longissimus dorsi)을 중심으로 한 부위이고, 안심살은 같은 뼈의 아래쪽, 허리 안쪽에 붙은 대요근(psoas major)이다. 등심이 등의 표면 쪽이라면 안심은 척추를 등지고 몸통 깊은 곳에 놓인 부위라 한 마리에서 나오는 모양도 크기도 다르다.
알등심살은 등심 대분할의 소분할이고, 안심살은 안심 대분할의 소분할이다. 고시 별표 1의 부위명에는 두 부위를 합친 '등심안심'이 없으며, 두 부위가 한 팩에 섞인 경우에는 등심과 안심을 각각 표시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한돈 안심 부위 사진. 출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정보(고기 부위별 특성), 공공누리(출처표시)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기준이다
등심 상품화의 출발점은 판매 기획이 아니라 물량 표다. 농촌진흥청이 2020년 기준으로 정리한 도체수율에 따르면 출하 무게 116kg의 돼지 한 마리는 먹을 수 있는 살코기 62.47kg을 내고, 이 살코기는 대분할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갈린다.
돼지 한 마리의 부위별 살코기 무게(kg, 2020년 기준) — 대분할·표면지방 최대 제거 기준. 출처: 농촌진흥청(농사로 큐레이션)
뒷다리 19.53kg, 삼겹살 14.20kg, 앞다리 10.83kg, 등심 8.29kg, 목심 5.02kg, 갈비 3.29kg, 안심 1.31kg. 일곱 부위를 모두 더하면 정확히 62.47kg이 된다. 살코기 가운데 등심은 8.29kg로 13% 남짓이고(62.47kg 기준 계산), 안심은 1.31kg로 2% 남짓이다. 등심 하나가 안심의 여섯 배 남짓이고, 삼겹살이 등심의 1.7배가 넘는다.
이 표가 상품화에 거는 의미는 분명하다. 안심은 물량 자체가 작아 어떤 판매 방식에서나 희소한 부위로 남는다. 등심은 8.29kg으로 결코 적지 않지만 돈가스용 절단과 구이용 절단, 스테이크용 두꺼운 절단이 같은 물량을 두고 나뉜다. 한쪽 용도를 늘리면 다른 용도의 원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 등심 상품화의 첫 번째 현실이다.
숙성의 효소는 칼페인과 카텝신이다
등심 상품 설명에서 숙성을 빼놓는 곳이 드물다. 그런데 숙성을 설명하며 '트립신'이라는 효소를 드는 자료가 있다. 틀렸다. 농촌진흥청 기술원서 「고기의 연도」가 꼽는 숙성의 효소는 칼페인과 카텝신 둘이다. 칼페인은 칼슘 이온이 존재하고 산도가 중성에 가까울 때 작용하며 근섬유의 Z선을 끊는 주된 효소이고, 카텝신은 세포 안 소기관인 라이소좀의 산성 환경에서 단백질을 분해한다. 트립신은 소화 과정을 맡는 효소지, 성육 숙성의 기전이 아니다.
기간의 기준도 정확히 짚어야 한다. 농촌진흥청 기술원서 「고기의 연도」는 숙성을 냉장 온도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적고, 통상의 냉장 숙성 기준으로 돼지고기는 4℃에서 1~2일, 쇠고기는 4~5℃에서 7~14일을 제시한다. 다만 이는 일상적인 냉장 유통을 전제로 한 기준이고, 돼지 등심으로 더 긴 숙성을 검토한 연구도 이어져 왔다. 식염수에 담가 진공포장한 습식과 8±1℃·습도 85%에 걸어 둔 건식을 비교한 14일 연구에서는 건식이 14일째 드립 손실과 일반세균수가 낮고 경도·씹힘성도 낮게 나왔다(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2020). 2℃·습도 70%·풍속 0.8m/s에서 습식과 건식(일반·자외선)을 비교한 21일 연구에서는 기계적 연도 차이가 없었고 소비자 패널도 감각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으며, 대사물 분석에서만 건식의 풍미 관련 물질이 더 많이 검출됐다(Foods, 2021). 10·20·30·40일 비교에서는 포장 없이 둔 건식의 숙성 손실이 진공포장한 습식보다 컸다(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2023). 이처럼 온도·습도·포장 조건과 수율 손실, 미생물 관리, 감각 평가의 결과가 연구마다 다르므로, 숙성 일수가 길다는 것 자체를 품질이나 가격의 근거로 삼으려면 상품마다 자기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무게 관리의 근거는 돼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돼지 등심을 냉장 2~4℃에서 10·20·30일 숙성하며 무게 변화를 본 연구에서, 숙성 손실(숙성 전후 무게 차이를 초기 무게로 나눈 백분율)은 진공포장한 습식이 0.83%에서 2.14%, 2.99%로 커지는 데 그친 반면 포장 없이 둔 건식은 4.17%에서 8.59%, 10.16%에 이르렀다(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2023). 농촌진흥청 원서 역시 숙성은 포장을 하여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적는다.
돼지 등심 냉장(2~4℃) 숙성 중 방식별 손실률(%) — 저장 10·20·30일 비교. 출처: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2023)
숙성이 만드는 변화는 연화만이 아니다. 사후 강직이 풀리는 동안 에너지 물질 ATP는 분해를 거쳐 제맛을 내는 이노신산(IMP)으로 바뀌고, 이노신산은 다시 맛이 없는 이노신과 쓴맛의 하이포잔틴으로 진행된다. 풍미를 쌓는 것은 이노신산이므로 숙성은 이노신산이 쌓이는 시기를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도체가 0~-1℃의 빙온으로 움직이는 콜드체인 위에서 이 과정은 유통 기간 내내 이어진다. 일반 냉장 유통에서도 사후 변화는 계속되지만, 장기·건식 숙성 상품은 해당 상품의 온도·시간·포장·감량·미생물 기준을 별도로 검증한다.
돼지 등급은 1+·1·2·등외, 도체 단위다
상품화 이야기에 등급이 빠질 수 없지만, 돼지의 등급 체계는 소와 다르다. 돼지 도체의 등급은 1+·1·2·등외 넷뿐이며 '1++'은 소의 등급 체계에나 있는 표기다. 일부 가공 자료에 보이는 특등·1등·2등·3등의 등급 표는 돼지의 체계가 아니다.
판정은 도체 단위로 이루어진다. 국립축산과학원 「돼지 100문 100답」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정리한 기준에 따르면 먼저 도체중량(탕박중)과 등지방두께로 1차 규격등급을 매기고, 2차 육질등급은 외관·육질·결함 세 묶음의 항목으로 매긴 뒤 둘 중 낮은 쪽이 최종 등급이 된다. 외관은 비육상태·삼겹살상태·지방부착상태를, 육질은 지방침착도·육색·지방색·육조직감·지방질을 보며, 결함은 근출혈·근육제거·외상 등을 본다. 1+ 등급의 범위는 탕박중 83~93kg, 등지방두께 17~25mm이고, 1등급은 탕박중 80~98kg, 등지방두께 15~28mm다. 2등급과 등외는 이보다 아래 단계다.
| 등급 | 탕박중 | 등지방두께 |
|---|---|---|
| 1+ | 83~93kg | 17~25mm |
| 1 | 80~98kg | 15~28mm |
등급은 부위에 붙는 값이 아니다. '등심 1+등급'이라는 말은 1+등급을 받은 도체에서 나온 등심의 줄임말일 뿐이고, 등심만 따로 판정하는 절차는 없다. 돼지고기의 등급 표시는 자율이며, 표시하기로 했다면 축산물품질평가사가 발급한 등급판정확인서의 등급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매대에 적는 것: 부위명칭과 여섯 가지 표시
등심·안심 상품이 매대에 오르면 적용되는 것은 앞의 고시 제2조 표시 규칙이다. 절단하거나 나누어 파는 식육에는 원산지와 식육의 종류, 부위명칭, 등급(자율 표시 시), 국내 도축이면 도축장명, 이력번호, 100g당 판매가격을 표시한다.
부위명은 대분할 부위명칭 또는 소분할 부위명칭으로 부위별 구분 표시한다. 대분할 안에서 소분할이 섞였다면 대분할명 다음에 괄호를 이용해 소분할명을 함께 적을 수 있다(제5조제3항). 등심이라면 '등심'이 기본이고 소분할이 섞인 경우 '등심(알등심살)' 형태가 되며, 안심은 소분할이 안심살 하나뿐이라 '안심'으로 적는다. 등심과 안심처럼 대분할끼리 한 팩에 섞였다면 많이 포함된 순서에 따라 대분할 명칭을 모두 표시해야 한다. 별표 1의 부위명 가운데 '등심안심'은 없으므로, 두 부위가 섞인 팩이라면 이 규칙에 따라 등심과 안심을 각각 적는다.
상품에 고유 이름, 즉 식육명을 붙이는 것은 자유다(제6조). 다만 제6조는 별표 1의 부위명칭이나 그와 유사한 명칭을 써서 다른 부위와 오인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금지하므로, 상품명을 '○○ 프리미엄 스테이크'로 붙였더라도 부위명칭란에는 등심 또는 안심이 정확히 들어가야 한다. 표시사항 전체의 실무와 식육판매표지판 규격은 돼지갈비 정형 기준에서 자세히 다룬다.
절단과 포장의 선택지
규정과 물량 위에서 등심 상품화가 실제로 고르는 것은 절단 방향과 포장 방식이다. 등심은 얇게 썰어 튀김 옷을 입히는 돈가스의 원료이자, 두껍게 잘라 굽는 스테이크의 원료이며, 얇은 슬라이스로는 샤브샤브와 장조림에도 쓰인다. 같은 등심이라도 어떤 두께로 자르고 지방을 얼마나 다듬느냐에 따라 튀김용 원료와 구이용 상품이 갈린다. 안심은 물량이 1.31kg뿐이어서 통째 또는 두툼한 절단으로 쓰이는 비중이 크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부위 가운데 대접받는 편이라 스테이크와 튀김에 자주 쓰인다.
정육 작업의 흐름 자체는 단순하다. 도체에서 등심과 안심을 분리하고, 등심에서 뼈를 발라 블록으로 정형한 뒤, 용도에 맞춰 절단하고 포장해 냉장 유통한다. 이 흐름에서 품질을 지키는 축은 온도와 포장이다. 앞의 돼지 등심 비교는 특정 조건(냉장 2~4℃, 10·20·30일)에서 포장 유무가 숙성 손실의 크기를 갈랐다는 결과일 뿐, 모든 등심 상품의 포장을 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포장 방식은 상품이 택한 숙성 조건과 함께 결정한다.
작업 전에 확인할 것
등심 상품을 만들 때 칼에 앞서 확인할 것은 이름과 숫자의 출처다. 부위명칭은 고시의 분할표대로 등심(등심살·알등심살·등심덧살)과 안심(안심살)으로 갈라 적는다. 숙성을 내세운 상품이라면 일반 냉장 숙성 기준(4℃ 1~2일)과 장기·건식 연구의 조건(온도·습도·포장, 감량, 위생)을 구분해 보고, 제시된 숙성 일수의 근거를 확인한다. 등급은 1+·1·2·등외의 도체 등급이며 등급판정확인서와 일치하는지 본다. 매대에는 원산지·식육의 종류, 부위명칭, 도축장명, 이력번호, 100g당 가격이 빠짐없이 올라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오늘 자를 등심이 돈가스용인지 스테이크용인지, 그 선택이 같은 8.29kg 안에서 무엇과 바꾸는 선택인지까지가 상품화의 결정이다.
외부 검색 참고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 고시전문(식약처 고시 제2019-113호, 2019.11.27 개정, 2019.12.1 시행) — https://www.mfds.go.kr/brd/m_211/view.do?seq=14389 (확인 2026-09-24)
-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 — https://www.law.go.kr/행정규칙/소·돼지%20식육의%20표시방법%20및%20부위%20구분기준 (확인 2026-09-24)
- 농촌진흥청(농사로 큐레이션), 「한우·돼지 한 마리에서 소비자가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얼마나 생산될까?」(2020년 도체수율 기준, 2021.5.11 등록) —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660 (확인 2026-09-25)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원서 「고기의 연도」 — https://www.rda.go.kr/upload/rdatech/lp/file_lp_014121_b0028.pdf (확인 2026-09-25)
- 국립축산과학원, 「돼지 100문 100답」(도체 등급판정 기준) — https://www.nias.go.kr/front/soboarddown.do?cmCode=M120927150143348&boardSeqNum=379&fileSeqNum=277 (확인 2026-09-25)
-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종별 등급판정 기준 — https://www.ekape.or.kr/contents/list.do?menuId=menu193590 (확인 2026-09-24)
- Jin SK·Yim DG, Comparison of Effects of Two Aging Methods on the Physicochemical Traits of Pork Loin,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40(5), 2020(돼지 등심 14일 건식·습식 비교) — https://pubmed.ncbi.nlm.nih.gov/32968734/ (확인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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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 D 외, Meat Quality Changes in Aged Pork Loin using Jeju Volcanic Scoria Earthenware,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43(5), 2023(돼지 등심 10·20·30·40일 숙성 비교) — https://pubmed.ncbi.nlm.nih.gov/37701744/ (확인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