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이 가장 많이 터진 달은 9월이었다 — 2025년 통계와 정육점의 숙제
식중독이 가장 많이 터진 달은 9월이었다 — 2025년 통계와 정육점의 숙제
8월 7일 식약처가 발표한 2025년 식중독 통계의 한가운데에는 '여름 병'이라는 통념이 흔들리는 자리가 있다. 발생 319건·환자 9,780명으로 전년(265건·7,624명)보다 각각 20%, 28% 늘었다는 줄거리는 익숙하다. 문제는 그 아래에 있다. 식중독이 가장 많이 터진 달을 묻는다면, 대부분 7월이나 8월을 떠올린다. 2025년 통계가 건넨 답은 9월이었다.
증가폭이 가장 가파른 계절도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었다. 정육점과 식육 취급자가 이 통계를 펼쳐놓고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름만 조심하면 된다'는 대응 체계가 올해 실적과 어긋난다면, 보관과 교차오염 관리의 캘린더를 다시 그려야 한다.
한 해를 관통하는 숫자: 319건, 9,780명
2024년 265건·7,624명에서 2025년엔 319건·9,780명으로 늘었다. 건수는 20%, 환자수는 28% 증가했다. 눈여겨볼 것은 환자수 증가율이 건수 증가율을 웃돈다는 점이다. 사건이 많아진 것 이상으로, 한 번 터질 때마다 환자가 더 크게 묶여 나오는 대규모 발생이 늘었다는 뜻이다. 뒤에 살모넬라와 난류의 수치가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 구분 | 2024년 | 2025년 | 증감 |
|---|---|---|---|
| 발생 건수 | 265건 | 319건 | +20% |
| 환자수 | 7,624명 | 9,780명 | +28% |
달력이 말하는 것: 9월이 최대이고, 겨울이 가장 크게 늘었다
월별로 쪼개보면 통념과 통계가 갈라서는 지점이 선명해진다.
| 월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
| 건수 | 30 | 18 | 19 | 17 | 25 | 28 | 37 | 42 | 45 | 23 | 15 | 20 |
| 환자수 | 484 | 461 | 470 | 553 | 1,321 | 989 | 1,108 | 1,454 | 1,475 | 595 | 190 | 680 |
9월은 45건(전체의 약 14%)·1,475명(약 15%)으로 건수와 환자수 모두에서 1위다. 뒤를 이어 8월 42건, 7월 37건, 1월 30건 순이다. 한 가지 더, 12개월 내내 매달 최소 15건 이상이 발생했다. 식중독이 특정 계절에만 찾아오는 손님이 아니라는 말이다.
계절을 묶어 보면 또 다른 결이 보인다. 여름(6~8월)이 107건·3,551명으로 여전히 가장 많지만, 전년 대비 증가폭이 가장 큰 계절은 겨울이다. 2024년 48건·712명이던 겨울 발생이 2025년엔 68건·1,625명으로 늘었다. 식약처는 노로바이러스 등 겨울철 예방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9월이 8월을 넘어선 까닭은 이 통계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보도자료는 7~9월을 묶어 "높은 기온·습도로 세균성 식중독이 다발한다"고 설명할 뿐이다. '9월 최다'는 어디까지나 2025년 1년의 결과이지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법칙을 뜻하지 않는다. 한 해의 실적을 다음 해의 예측으로 그대로 옮기면 곤란하다.
무엇이 환자수를 끌어올렸나: 살모넬라와 난류의 괴리
전체 환자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살모넬라와 난류다. 다만 두 값은 축이 다르다 — 살모넬라는 원인병원체별 집계이고, 난류는 원인식품별 집계다. 서로 겹치는 사건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센 숫자이므로, 둘을 더해 "환자의 몇 %"라고 말할 수는 없다.
| 병원체 | 살모넬라 | 노로바이러스 | 병원성대장균 | 캠필로박터제주니 | 퍼프린젠스 | 바실러스세레우스 | 황색포도상구균 | 장염비브리오 | 기타바이러스 | 원충 | 자연독 | 불명 |
|---|---|---|---|---|---|---|---|---|---|---|---|---|
| 건수 | 79 | 68 | 23 | 16 | 16 | 9 | 5 | 4 | 3 | 3 | 1 | 92 |
| 환자수 | 4,248 | 1,632 | 520 | 432 | 953 | 112 | 201 | 18 | 44 | 42 | 8 | 1,570 |
살모넬라는 79건·환자 4,248명으로 두 항목 모두 압도적 1위다. 눈여겨볼 건 비율의 괴리다. 건수로는 전체의 25%지만, 환자수로는 43%에 달한다. 살모넬라 사건 한 건당 환자가 유독 많이 묶여 나온다는 뜻이다. 전년 대비로는 노로바이러스가 31건, 살모넬라가 21건 늘었고, 반대로 원충·바실러스세레우스·퍼프린젠스는 감소했다.
그림: 건수 비중 대비 환자수 비중. 살모넬라·노로바이러스는 병원체 기준, 난류는 원인식품 기준으로 서로 다른 집계 축이라 비중을 더할 수 없고, 불명 92건을 포함한 전체 기준이다. 출처: 식약처, Butchers.kr
이 자리에서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원인병원체가 특정되지 않은 '불명'이 92건·1,570명이다. 전체 319건의 29%, 환자 9,780명의 16%가 원인을 모른 채 남았다는 뜻이다. 앞서 적은 25%·43%는 이 불명을 포함한 전체 기준 비중이다. 원인이 밝혀진 사례만 놓고 보면 살모넬라의 몫은 더 커진다. 어느 쪽으로 읽든, 불명이 이만큼 남아 있는 한 병원체별 비중을 더해 원인 구조를 다 설명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살모넬라의 상승은 1년 일이 아니다.
| 연도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
| 건수 | 32 | 44 | 48 | 58 | 79 |
| 환자수 | 1,561 | 1,235 | 2,549 | 1,907 | 4,248 |
그림: 살모넬라 원인 병원체별 식중독 건수 추이. 출처: 식약처, Butchers.kr
건수는 2021년 이래 매년 늘었고, 2025년 환자수는 2024년의 두 배를 넘었다. 식약처가 이번 발표 제목부터 "살모넬라 지속 증가에 따른 예방 당부"를 내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난류(달걀·메추리알 등)도 같은 구조를 보인다. 건수로는 14건,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환자수는 2,392명으로 24%를 차지한다. 건수는 적어도 한 번 터지면 대규모라는 뜻이다. 식약처가 꼽은 살모넬라의 주요 원인식품이 달걀과 달걀 취급 과정의 교차오염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살모넬라 증가와 난류의 환자수 비중은 한 맥락에서 읽힌다. 달걀 수급이 흔들렸던 배경은 계란 수급 사태 분석에서 따로 다룬다.
정육점 입장에서 살모넬라가 남의 일처럼 읽히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주요 원인식품이 달걀이라면 식육과 무관하지 않느냐는 생각. 하지만 달걀이나 반찬·도시락을 함께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식약처가 경고한 '달걀 취급 과정의 교차오염' 경로가 그대로 이어진다. 계란을 만진 손이 도마와 집게, 포장 용기를 차례로 거치면 식육 역시 그 경로 안에 들어온다.
육류 16건의 내역: 소 생식 6건, 돼지요리 5건이 뜻하는 것
정육점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항목은 원인식품 중 '육류'다. 2025년 원인식품으로 확인된 육류 관련 식중독은 16건이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육회 등 소 생식 6건, 제육볶음 등 돼지요리 5건이다.
그림: 원인식품이 확인된 사례 중 육류 16건의 세부. 나머지 5건의 내역은 발표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출처: 식약처, Butchers.kr
해석에는 늘 함정이 따른다. 이 16건은 '원인식품이 확인된 사례 중' 육류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기에 "육류로 인한 식중독은 고작 16건"이라는 축소 해석을 끼워넣으면 안 된다. 동시에 16건이라는 숫자 하나로 정육점의 책임을 확대 해석하는 것도 성급하다.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육류 발생의 무게중심이 소의 생식과 돼지의 조리 과정에 있다는 좁은 사실뿐이다.
그 좁은 사실이 매장에 던지는 시그널은 분명하다. 소 생식 6건은 육회·육샤브 등 생고기를 그대로 취급하는 매장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단서다. 돼지 5건이 제육볶음 같은 조리 음식에서 나왔다는 것은, 가열을 거치는 메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그 5건이 조리 단계에서 비롯됐는지 그 앞 단계에서 비롯됐는지는 이 통계가 말해주지 않는다. 정육점이 고기를 건네는 그 끝 — 음식점과 가정에서 고기가 어떻게 다뤄지는지까지 시야에 두어야 하는 까닭이다.
육회를 취급하는 매장이 당장 살필 것은 생각보다 좁다. 진열대 온도, 생식 전용 도마와 집게의 분리, 자가품질검사의 채취 주기. 소 생식에는 가열이라는 마지막 안전장치가 없다. 그래서 온도와 위생의 한 단계가 곧 제품의 안전 그 자체가 된다.
시설별: 음식점 60%가 정육점에게 의미하는 것
| 시설 | 음식점 | 학교 | 학교 외 집단급식 | 가정집 | 기타 | 불명 |
|---|---|---|---|---|---|---|
| 건수 | 192 | 36 | 47 | 3 | 32 | 9 |
| 환자수 | 3,850 | 1,691 | 1,865 | 11 | 2,296 | 67 |
발생 건수의 60%가 음식점에서 일어났다. 한식, 도시락·분식, 횟집, 일식에서 발생이 두드러졌다. 음식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9%에서 2022년 58%, 2023년 56%, 2024년 58%를 거쳐 2025년 60%까지 꾸준히 올랐다.
정육점이 이 표를 읽는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정육점 자체가 식중독 다발 시설로 이름을 올린 건 아니다. 다만 발생이 두드러진 업종으로 한식과 도시락·분식이 꼽힌 이상, 식육을 납품하거나 판매하는 매장에게 남의 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음식점 단의 발생 구조는 곧 정육점이 공급한 식육이 조리·보관되는 '현장 끝단'이다. 식육이 매장을 나서는 순간부터의 관리 — 온도 체계, 적재와 운송, 납품 후 보관 안내 — 가 음식점 발생 통계와 무관하지 않다.
정육점이 그 끝단에 선 긋을 수 있는 것도 있다. 고기를 건네는 시점의 온도를 기록으로 남기고, 적재 방식과 납품 후 보관 온도를 거래처에 한 번 더 짚어주는 일. 통계가 음식점을 가리키고 있을 때, 정육점이 할 수 있는 가장 실효적인 예방은 고기가 매장을 떠난 뒤에도 온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인수인계 쪽에 닿아 있다. 위생 관리의 뼈대는 HACCP 식육가공 위생관리 가이드에서, 점검의 실무는 식육가공 자가품질검사 가이드에서 다룬다.
매장에서 지금 점검할 것
통계는 통계로 닫으면 안 된다. 매장에 가져갈 점검 포인트를 좁혀본다.
먼저 보관 온도의 기준을 섞지 말 것. 이번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냉장 5℃ 이하, 냉동 −18℃ 이하'는 조리가 끝난 복합조리식품의 보관 권장값이다. 정육점이 지켜야 할 식육의 법정 보관기준은 다르다 — 냉장 −2~10℃, 냉동 −18℃ 이하(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규칙 별표)다. 같은 '냉장'이라는 말 아래 기준이 다르므로, 매장에서는 식육 기준을 따르되 조리 후 제품을 함께 판매한다면 그 부분은 별도 기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식육 보관 실무의 자세한 기준은 소·돼지 냉장·냉동 보관 가이드에서 다룬다.
살모넬라·난류 대비는 결국 교차오염 차단으로 모인다. 식약처가 이번에 당부한 것은 달걀 취급 수칙이다 — 달걀을 만진 뒤 세정제로 손을 씻고, 조리 시 중심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것. 달걀을 함께 취급하는 식육 매장이라면 이 수칙이 그대로 매장의 일이 된다. 도마·집게·장갑의 교차 사용, 특히 생식용 고기와 가열 조리용 고기를 나누는 도마 관리가 핵심이다.
그리고 계절 대응의 프레임을 넓힐 것. 여름철 정육점 식중독 예방과 식육 보관 관리 가이드는 여름 집중기를 전제로 쓴 실무서다. 그런데 2025년 통계는 9월이 최대이고 겨울 증가폭이 가장 크다. 즉 그 가이드의 '여름철' 프레임을 ①늦여름에서 초가을(9월)까지, ②겨울 노로바이러스 대응까지 확장해 적용해야 올해 실적과 맞물린다. 예방 실무의 뼈대는 그 가이드에 있고, 이번 통계는 그 적용 시기를 다시 정하라는 신호를 건넬 뿐이다.
이번 주 매장에서 옮길 수 있는 일로 좁히면 이렇다. 9월까지는 여름에 맞췄던 냉장·냉동 온도 점검과 진열 한도 시간을 그대로 유지한다. 2025년에는 그 9월이 8월보다 많았다. '여름이 끝났으니 됐다'며 점검 강도를 늦추기에 이른 시점이라는 뜻이다. 겨울에는 식약처가 짚은 노로바이러스 대응을 매장 점검표에 올린다 — 손 씻기, 도마와 집게의 소독, 생식용과 조리용 기구의 분리를 계절에 맞춰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온도 관리가 한결 수월해지는 계절일수록 취급 위생의 강도를 늦추면 안 된다. 식약처가 겨울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를 매장에 옮기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2025년 식중독 통계 발표, 살모넬라 지속 증가에 따른 예방 당부」, 2026년 8월 7일 배포 (식품안전정책국 식중독예방과)
- 통계 원본: 승인통계 「식생활관리현황」(제145012호), 자료출처 = 통합식품안전정보망 식중독보고관리시스템
- 상세 통계는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 '식중독 통계' 및 KOSIS '식생활관리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